남편이 눈앞에서 총에 맞아 숨진 뒤, 슬퍼할 시간조차 없이 장례 절차와 국가의 시선을 감당해야 한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 수 있을까요?「재키」를 보는 동안 나는 재클린 케네디가 무엇을 느꼈는지보다 그가 자신의 감정을 얼마나 철저히 숨겨야 했는지를 먼저 생각했습니다. 울고 싶을 때도 사람들이 보고 있었고, 무너지는 순간마저 훗날 역사의 한 장면으로 남을 수 있었습니다.처음에는 미국 대통령 존 F. 케네디의 암살과 장례를 다룬 전기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영화가 시작되자 중심에 있는 것은 케네디가 아니라 아내 재클린 케네디였습니다. 영화는 암살 사건의 배후나 정치적 파장을 깊게 파고들지 않습니다. 대신 남편의 죽음을 바로 옆에서 목격한 한 여성이 며칠 동안 어떻게 슬픔을 견디고, 장례식을 준비하고, 사람..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했다는 이유로 경찰이 한밤중 집에 들어와 두 사람을 체포한다면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 것도 아닙니다. 단지 두 사람의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결혼이 불법으로 취급됩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것이 아주 먼 시대의 이야기가 아니라 1958년 미국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이라는 점입니다. 영화 「러빙」의 리처드와 밀드레드는 거창한 사회운동가가 아니었습니다. 사람들 앞에서 연설하거나 역사에 이름을 남기려는 목표도 없었습니다. 두 사람이 원한 것은 고향에서 아이들을 키우며 평범하게 사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버지니아주의 법은 그 평범한 삶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처음에는 미국의 인종 간 결혼 금지법을 무너뜨린 대법원 판결을 중심으로..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매일 일하고 월급을 집에 가져오면 좋은 아버지라고 할 수 있을까요. 트로이 맥슨은 자신이 가장으로서 해야 할 책임을 다했다고 믿습니다. 아들에게 지붕과 음식을 제공했고, 아내와 한 가정을 오래 지켜왔으며, 인종차별을 받으면서도 쓰레기 수거원으로 성실하게 일했습니다. 그가 살아온 시대와 환경을 생각하면 그의 억울함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영화를 볼수록 책임을 다했다는 트로이의 말에 쉽게 동의하기 어려워졌습니다. 그는 가족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아들의 가능성을 막고, 자신의 상처를 아내와 자녀에게 넘깁니다. 자신이 받지 못한 기회를 아들도 얻지 못할 것이라고 단정하면서 그것을 현실적인 충고라고 믿습니다. 가족을 위해 세운 울타리가 어느 순간 가족의 마음을 가두는 벽으로 바뀝니다..
비행기를 타고 있을 때 갑자기 양쪽 엔진이 모두 멈춘다면 승객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조종사가 올바른 판단을 내려주기를 믿고 기다리는 것뿐입니다. 더구나 사고가 발생한 곳이 이륙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뉴욕 도심 상공이고, 기체 안에는 승객과 승무원 155명이 타고 있습니다. 판단이 조금만 늦거나 방향이 틀어지면 비행기 안의 사람뿐 아니라 지상에 있는 사람들까지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2009년 1월 15일, US에어웨이스 1549편은 뉴욕 라과디아공항을 이륙한 직후 새 떼와 충돌했습니다. 양쪽 엔진의 추력이 거의 사라지자 기장 체슬리 설렌버거와 부기장 제프 스카일스는 가까운 공항으로 돌아갈 수 있는지 빠르게 판단해야 했습니다. 이들이 선택한 곳은 활주로가 아니라 차갑게 얼어붙은 허드슨강이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