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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창 (가족 간병 현실, 돌봄 노동, 제목 의미)

영화를 보다 보면 제 과거의 기억을 건드릴 때가 있습니다. 《욕창》은 제게 단순히 마음이 무거운 영화가 아니었습니다. 이미 지나온 현실을 다시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괴롭고 힘든 영화였습니다.저는 치매를 앓던 시어머니를 11년 동안 모시고 살았습니다. 병원에 모시고 가는 일부터 수술과 입원 과정을 챙기는 일까지 거의 모두 제 몫이었습니다. 임신한 만삭의 몸으로 중환자실을 오갔던 기억도 있습니다.시간이 흘렀지만 그때의 피로와 감정까지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욕창》을 보는 동안 영화 속 가족을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보다, 제가 지나온 시간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는 느낌이 더 강했습니다.《욕창》은 심혜정 감독의 장편영화입니다. 2019년에 제작되어 2020년 7월 2일 개봉했으며, 김종구·강애심·전국향..

시네마 노트 2025. 11. 2. 23:35
굿뉴스 (요도호 납치 사건, 류승범 연기, 대통령 시계 결말)

아침에 눈을 뜨면 습관처럼 포털 뉴스를 확인합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는 만족감보다 피로가 먼저 남았습니다. 같은 사건도 제목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처럼 보이고, 무엇이 사실인지보다 어떤 부분을 크게 보여주는지가 사람들의 판단을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런 생각을 하던 중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를 보게 됐습니다. 제목만 보면 따뜻하고 반가운 이야기를 기대하게 되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에 가까웠습니다. 여객기 납치 사건을 해결하려고 거짓말을 만들어내는 사람들과 그 거짓말을 국가의 성과로 바꾸려는 권력을 풍자한 블랙코미디였습니다.솔직히 영화가 처음부터 쉽게 다가오지는 않았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정부 관계자들이 등장하고, 실제 사건과 허구가 섞인 데다 빠른 편집과 상징적..

시네마 노트 2025. 10. 28. 21:44
정순 (중년 여성 디지털 성범죄, 공장의 2차 가해, 운전 결말)

피해자가 불법 촬영에 동의했다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어떤 반응부터 보일까요. 촬영물을 동의 없이 유포한 사람이 잘못했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그런데도 “왜 촬영하게 두었을까”, “조금 더 조심하지 그랬을까”라는 질문이 먼저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나 역시 「정순」을 보면서 그 질문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했습니다. 정순은 누군가에게 속아 촬영당한 인물이 아닙니다. 자신이 좋아했던 사람과 가까워지는 과정에서 촬영에 응했습니다. 그러나 촬영을 허락한 것과 영상을 다른 사람에게 퍼뜨려도 된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이 당연한 구분을 알고 있으면서도 피해자의 선택을 먼저 따져보았다는 사실이 불편하게 남았습니다.「정순」은 디지털 성범죄를 충격적인 사건으로 소비하지 않습니다. 피해 영상을 직접 보여주지 않고..

시네마 노트 2025. 10. 27.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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