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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다섯 살 미아, 구글어스, 실화 결말)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어린 사루가 기차역에 홀로 남겨지는 장면은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철렁했습니다. 사람이 많은 장소에서 아이가 잠깐 시야에서 사라지는 순간을 상상하는 것조차 두려운데, 영화 속 사루는 자신의 이름과 사는 곳을 제대로 설명하기도 어려운 다섯 살이었습니다. 더구나 집에서 몇 정거장 떨어진 곳도 아니었습니다. 잠든 사이 출발한 기차는 사루를 가족과 말이 통하지 않는 낯선 도시까지 데려갑니다. 처음에는 구글어스로 고향을 찾아낸 놀라운 실화를 다룬 영화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그 과정은 기적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나니 기억에 남은 것은 기술보다 두 어머니였습니다. 아들이 돌아올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고 고향을 지킨 인도의 어머니와, 아이의 잃어버린 과거까지 받아들이려 했던 호주..

시네마 노트 2026. 8. 31. 18:11
히든 피겨스 (NASA 흑인 여성, 직장 차별, 실화 이야기)

※ 이 글에는 영화 「히든 피겨스」의 주요 내용과 결말에 관한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얼마 전 새로 입사한 병원에서 일하다가 마음에 걸리는 말을 들었습니다. 직원은 모두 9명이고 연령대는 30대부터 40대, 50대 초반까지 다양합니다. 함께 일한 시간이 쌓이면서 원장님도 직원마다 업무를 익히는 속도와 일하는 방식을 어느 정도 파악하신 듯했습니다. 그러던 중 어린 직원들은 확실히 빠르고, 실수도 적으며 이해도 빠르다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습니다.실제로 젊은 직원들이 새로운 업무를 빨리 배우고 정확하게 처리하는 모습을 봤기 때문에 그 말을 전부 부정할 수는 없었습니다. 원장님도 누군가를 깎아내리려는 의도 없이 느낀 점을 말씀하셨을 것입니다. 저를 지목한 말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새 40대 중반을 넘..

시네마 노트 2026. 8. 27. 17:40
살인의 추억 (화성 연쇄살인 사건, 박해일 용의자, 마지막 장면)

「살인의 추억」은 처음 봤을 때와 2019년 이후 다시 봤을 때의 느낌이 달라지는 영화였습니다. 처음에는 결국 범인을 잡지 못한 형사들의 무능과 좌절이 먼저 보였습니다. 그러나 실제 사건의 진범으로 이춘재가 특정되고 범행을 자백했다는 사실을 알고 다시 보니, 영화 곳곳에 있던 평범한 얼굴들이 전보다 더 무섭게 느껴졌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마지막 장면입니다. 형사를 그만둔 박두만이 과거 시신이 발견됐던 현장으로 돌아가 배수로를 들여다봅니다. 그리고 그곳을 다녀간 남자가 평범하게 생겼다는 아이의 말을 들은 뒤 카메라를 똑바로 바라봅니다. 처음에는 범인을 끝내 잡지 못한 형사의 허탈한 눈빛처럼 보였지만, 진범이 특정된 뒤 다시 보니 그 시선이 화면 밖에 있던 실제 범인을 찾는 것처럼 느껴져..

시네마 노트 2025. 11. 3.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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