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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에는 영화 「부당거래」의 주요 사건과 결말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실력만으로 모든 일이 결정되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저도 병원과 어린이집, 보험업 등 여러 조직을 거치면서 같은 말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무게가 달라지는 분위기를 경험했습니다. 부당하다고 느껴도 생계와 앞으로의 관계를 생각하면 곧바로 말하기 어려운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부당거래」의 최철기가 처음부터 이해되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수사 능력은 인정받으면서도 경찰대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승진에서 계속 밀렸던 사람입니다. 조직이 처음으로 자신의 능력을 인정해 주고 승진까지 약속했을 때, 그것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보여주는 것은 억울한 사람이 권력을 얻는다고 반드시 정의로운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최철기는 자신을 부당하게 대했던 조직에 맞서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조직에 들어가기 위해 더 약한 사람을 희생시킵니다. 자신이 받은 상처를 다른 사람에게 잘못을 저지를 이유로 바꿔버린 것입니다.
2010년 개봉한 「부당거래」는 전국적인 관심이 집중된 어린이 연쇄살인 사건을 빨리 종결하기 위해 경찰이 가짜 범인을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류승완 감독이 연출하고 박훈정이 각본을 맡았으며, 황정민은 광역수사대 최철기를, 류승범은 검사 주양을, 유해진은 건설업자 장석구를 연기했습니다. 작품은 제32회 청룡영화상에서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을 받았습니다. 출처: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부당거래」, 청룡영화상 수상 결과
설득과 협박의 경계
어린이 연쇄살인 사건의 수사가 막히자 경찰 수뇌부는 최철기에게 가짜 범인을 만들어 사건을 끝내라고 지시합니다. 강국장은 처음부터 명령하거나 위협하지 않습니다. 최철기의 수사 능력을 칭찬하고, 그가 아끼는 팀원들의 앞날을 언급한 뒤 승진을 약속합니다.
말만 들으면 최철기의 능력을 인정해 주는 좋은 제안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거절했을 때 어떤 불이익이 돌아올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사람이 한 말이라는 점에서 자유로운 제안은 아닙니다. 선택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사실상 선택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드는 것입니다.
클로드 원고에서는 이 장면을 ‘심리적 앵커링’이라고 설명했지만 정확한 사용은 아닙니다. 심리학과 행동경제학에서 앵커링은 처음 제시된 정보나 수치가 이후 판단에 기준점으로 작용하는 현상을 뜻합니다. 강국장이 사용하는 방법은 특정한 전문용어로 단정하기보다 최철기의 욕망과 불안을 동시에 건드려 선택권을 좁히는 설득이라고 표현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강국장은 최철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계속된 승진 누락으로 상처받았다는 것과 자신의 부하들을 챙기고 싶어 한다는 사실도 압니다. 그래서 범인 조작이라는 부당한 지시를 조직을 위한 희생과 동료를 위한 선택처럼 바꿔 말합니다.
저도 여러 조직에서 일하면서 “네가 조금만 이해하면 일이 편해진다”거나 “우리 모두를 위해 필요한 일”이라는 말이 개인에게 책임을 넘기는 방식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부탁의 형태라고 해서 언제나 동등한 관계에서 나온 부탁은 아닙니다. 거절했을 때 불이익이 예상된다면 그것은 이미 권력의 영향을 받은 선택입니다.
배우가 된 이동석
최철기는 건설업자 장석구를 이용해 가짜 범인을 만들기로 합니다. 영화는 그 가짜 범인을 ‘배우’라고 부릅니다. 진범이 아니지만 경찰이 작성한 이야기 안에서 범인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장석구는 과거 아동 성범죄 전력이 있던 이동석을 선택합니다. 경찰 수사에서는 아내가 알리바이를 확인해 줘 용의 선상에서 일찍 제외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전과가 있고 경제적으로 취약하며 가족의 사정까지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작할 대상으로 선택됩니다.
장석구가 이동석을 설득하는 장면은 강국장의 방식과 다릅니다. 폭력으로 공포를 조성한 뒤 돈과 감형 가능성을 내세웁니다. 아픈 아내와 어린 딸을 언급하며 자신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죄책감까지 자극합니다.
그는 이동석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 아니라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듭니다. 여기에도 ‘순응 유도’ 같은 심리학 용어를 붙일 수는 있겠지만, 영화 속 상황은 단순한 설득 기술이 아니라 폭력과 협박을 바탕으로 한 강요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자발적으로 자백한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을 뿐 이동석에게 실질적인 선택권은 없었습니다.
저는 ‘배우’라는 표현 자체가 이 영화에서 가장 잔인한 말로 들렸습니다. 사람을 배우라고 부르는 순간 그의 삶과 말은 중요하지 않게 됩니다. 경찰이 만들어놓은 장면에서 고개를 숙이고 자백하는 역할만 남습니다. 한 사람의 인생이 사건을 빨리 종결하기 위한 소품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위에서 받은 압박
강국장은 최철기의 욕망을 이용하고, 최철기는 장석구의 사업상 약점을 이용합니다. 장석구는 다시 이동석과 가족의 절박함을 이용합니다. 영화 속 압박은 위에서 아래로 흐릅니다.
각자는 자신도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최철기는 조직의 지시를 받았고, 장석구는 최철기가 요구한 일을 처리했으며, 이동석은 가족을 위해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나 같은 상황에 놓인 것은 아닙니다. 위로 갈수록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많고, 아래로 갈수록 거절할 가능성이 사라집니다.
이 구조가 현실의 조직과도 닮았다고 느꼈습니다. 윗사람에게 받은 무리한 요구를 중간 관리자가 그대로 아래에 전달하고, 가장 낮은 위치에 있는 사람은 그것을 감당해야 하는 일이 생깁니다. 모든 사람이 자신도 지시받았을 뿐이라고 말하면 책임은 결국 힘이 가장 약한 사람에게 남습니다.
최철기도 조직의 피해자였지만 이동석 앞에서는 권력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이 차별받았다는 사실과 다른 사람을 희생시켰다는 사실은 동시에 성립합니다. 피해를 경험했다는 이유로 이후의 가해까지 정당화할 수는 없습니다.
주양의 권력
주양 검사는 최철기와 반대편에 있는 인물입니다. 최철기는 실적을 쌓아도 경찰대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승진에서 밀리지만, 주양은 검사라는 지위에 힘 있는 장인의 배경까지 갖고 있습니다. 최철기가 조직에 들어가기 위해 애쓴다면 주양은 이미 조직의 중심에서 출발합니다.
주양이 수사관에게 “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 줄 알아요”라고 말하는 장면에는 그의 사람 보는 방식이 드러납니다. 자신이 베푼 것은 호의이고, 아랫사람이 의견을 내는 것은 권리를 착각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일하는 관계에서도 사람을 위아래로 구분합니다.
“내가 겁이 많아서 검사가 된 사람이야”라는 말도 자기 고백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경고에 가깝습니다. 자신을 위협하면 검사로서 가진 권한을 사용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약점을 말하는 것처럼 보이면서 상대에게 행동을 조심하라고 통보하는 것입니다.
다만 주양을 최철기의 범죄를 밝히는 정의로운 검사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는 건설업자 김 회장에게 접대를 받는 관계이고, 자신의 비리가 드러날 위험에 놓이자 최철기와 장석구의 관계를 파고듭니다. 진실은 밝혀야 할 대상이 아니라 자신을 지키고 상대를 압박하기 위한 카드가 됩니다.
클로드 원고의 FAQ에는 주양이 ‘부당한 거래를 하지 않았다’고 적혀 있었지만 이는 영화 내용과 맞지 않습니다. 주양 역시 스폰서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권한을 사적으로 사용합니다. 최철기와 다른 점은 깨끗하다는 것이 아니라 더 강한 배경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세 배우의 다른 얼굴
황정민은 최철기를 처음부터 부패한 경찰로만 보여주지 않습니다. 승진에서 밀릴 때의 열등감과 상처, 팀원들을 챙기려는 마음, 잘못된 선택을 한 뒤의 불안과 죄책감을 함께 표현합니다. 그래서 관객은 그의 선택을 비판하면서도 그가 왜 그 길로 들어갔는지 이해하게 됩니다.
류승범은 주양을 큰소리만 치는 권력자로 연기하지 않습니다. 말끝을 늘이고 농담을 던지며 여유를 보이지만, 자신이 무시당했다고 느끼는 순간 표정과 말투가 빠르게 달라집니다. 주양에게 법은 모두에게 적용되는 기준이라기보다 자신의 위치를 지키는 무기에 가깝습니다.
유해진이 연기한 장석구는 두 권력기관 사이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최철기 앞에서는 협조하는 척하고, 이동석 앞에서는 거절할 수 없는 조건을 내밉니다.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낸 뒤 그것을 거래의 미끼로 사용합니다.
세 사람은 서로 다른 위치에 있지만 결국 상대의 약점을 이용한다는 점에서는 닮아 있습니다. 최철기는 승진, 주양은 자신의 안전과 체면, 장석구는 사업상의 이익을 위해 진실을 거래합니다.
거짓말이 커지는 과정
최철기는 처음부터 여러 사람을 죽이려 했던 것은 아닙니다. 가짜 범인 한 사람을 세워 사건을 끝내면 승진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동석이 약속과 달리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면서 첫 번째 거짓말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거짓말을 지키려면 이동석의 입을 막아야 하고, 조작에 참여한 장석구가 약점을 이용해 새로운 요구를 하자 그 관계도 정리해야 합니다. 범인 조작으로 시작한 거래가 협박과 살인으로 커집니다.
그 과정에서 최철기는 자신을 믿고 따르던 대호까지 죽게 만듭니다. 대호는 최철기를 보호하려고 현장에 왔지만 결국 최철기의 손에 죽고, 최철기는 자신의 범죄를 덮기 위해 대호에게 책임까지 떠넘깁니다.
여기서 최철기는 완전히 무너집니다. 자신을 밀어냈던 조직에서 인정받기 위해 시작한 일이 자신을 믿었던 동료의 죽음으로 이어집니다. 그토록 원했던 승진을 이루지만 그것을 함께 기뻐할 사람도, 자신이 잘했다고 말할 근거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저는 이 과정을 보며 사람이 큰 잘못을 저지르기 전에 반드시 악인이 되겠다고 결심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한 번만 넘기면 된다고 생각하고, 이미 시작했으니 수습해야 한다고 믿으며, 자신에게도 사정이 있었다고 변명하는 동안 되돌아갈 자리는 점점 멀어집니다.
진범 반전
영화 후반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가 DNA 검사 결과를 언급하며 이동석이 실제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합니다. 경찰이 임의로 선택한 가짜 범인이 결과적으로 진범이었던 것입니다.
영화는 앞부분에도 이를 암시하는 단서를 남깁니다. 이동석은 자신의 알리바이가 확실하다고 직접 단정하지 않고, 경찰이 알리바이가 확실하다고 했다는 식으로 말합니다. SBS 「지선씨네마인드 2」에서도 이 대사의 주어가 이동석 자신이 아니라 경찰이라는 점과 그의 전과 및 출소 시점 등을 진범을 암시하는 장치로 분석했습니다. 다만 이러한 문장 하나만으로 현실의 범죄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으며, 영화 안에서 결말을 위해 배치한 복선으로 봐야 합니다. 출처: SBS 「지선씨네마인드 2」 부당거래 분석
클로드 원고에 포함된 FBI 자료는 이 장면의 근거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맞습니다. 일반적인 연쇄범죄 자료를 이동석 개인에게 적용해 그가 진범임을 뒷받침하는 것은 무리한 연결입니다. 영화 속 진범 여부는 마지막 DNA 검사 결과로 확인되며, 범죄가 점차 심해졌다는 설명은 방송에서 제시한 작품 해석의 범위로 한정해야 합니다.
저는 이 반전이 치밀하면서도 불편했습니다. 이동석이 실제 범인이었다는 사실 때문에 관객이 자신도 모르게 ‘결과적으로 범인은 잡았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철기가 증거를 조작하고 거짓 자백을 만들었다는 사실은 이동석이 진범인지와 별개의 문제입니다.
정상적인 수사를 거쳐 유죄를 입증한 것이 아니라 먼저 범인으로 정한 뒤 증거를 끼워 맞췄습니다. 우연히 결과가 맞았다고 해서 잘못된 과정이 정당해질 수는 없습니다. 범인을 잘못 골랐다면 무고한 한 사람의 인생이 완전히 사라졌을 일입니다.
피해자가 사라진 자리
「부당거래」는 경찰과 검찰, 건설업자가 서로의 약점을 이용하는 과정을 치밀하게 보여줍니다. 하지만 권력을 가진 남성들의 대결에 지나치게 집중한다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사건의 출발점은 어린이 연쇄살인이지만 피해 아동과 가족의 슬픔은 이야기의 중심에 오래 머물지 않습니다. 이동석의 아내와 딸, 대호의 가족 역시 이들의 거래로 삶이 무너졌지만 감정을 충분히 보여줄 기회를 얻지 못합니다.
최철기와 주양, 장석구가 왜 그런 선택을 하는지는 자세히 설명됩니다. 반면 그 선택 때문에 삶이 무너진 사람들은 사건을 다음 단계로 움직이기 위한 장치처럼 사용됩니다. 구조적 부패를 날카롭게 비판한 영화가 정작 그 구조의 맨 아래에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에는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한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이동석이 진범이었다는 반전도 작품의 긴장감을 높이지만 수사 조작의 심각성을 약하게 받아들이게 할 위험이 있습니다. 차라리 이동석이 끝까지 무고한 사람이었다면, 성과를 위해 한 사람을 범인으로 만든 수사기관의 폭력이 더욱 선명해졌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반전 자체가 불필요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가짜 범인을 만들지 않고 정상적으로 수사했다면 진실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었다는 역설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경찰은 능력이 없어서 실패한 것이 아니라 결과를 기다릴 마음이 없어서 절차를 버렸습니다. 이 점에서 반전은 영화의 장점과 한계를 동시에 만듭니다.
주양은 어떻게 됐을까
최철기는 동료들에게 의심받은 끝에 목숨을 잃습니다. 자신을 보호하려고 했던 대호의 죽음과 범인 조작의 책임까지 모두 남겨둔 채 사라집니다. 반면 주양의 최종적인 처벌 여부는 영화에서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습니다.
이를 반드시 ‘의도적인 열린 결말’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영화가 주양의 최후를 보여주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는 중요합니다. 약한 배경을 가진 실행자는 제거되지만, 더 강한 인맥과 지위를 가진 사람은 자신의 위치를 지킬 가능성이 남기 때문입니다.
최철기는 부당한 거래에 참여한 대가를 치렀지만 그에게 범인을 조작하라고 지시했던 조직 전체가 무너지지는 않습니다. 최철기 한 사람을 제거한다고 그를 움직였던 구조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이것이 영화의 가장 씁쓸한 결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모두 같은 크기의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라, 조직에서 버리기 쉬운 사람이 먼저 책임을 떠안습니다. 부당거래에 참여한 사람은 사라져도 부당거래가 가능한 자리는 남습니다.
16년이 지나도 남은 질문
「부당거래」는 2010년에 개봉했습니다. 2026년을 기준으로 개봉한 지 약 16년이 지났지만 조직이 개인의 욕망을 이용하고, 위에서 받은 압박을 아래로 넘기며, 권력자가 자신의 잘못을 더 약한 사람에게 떠넘기는 모습은 낯설지 않습니다.
저 역시 여러 조직을 거치면서 능력과 성실함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차이를 느낀 적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최철기의 선택에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조직이 자신을 부당하게 대했다고 해서 다른 사람을 희생시킬 권리가 생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부당한 상황에서 살아남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생계와 가족, 앞으로의 관계가 걸려 있다면 무조건 맞서라고 쉽게 말할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자신의 어려움을 이유로 더 약한 사람에게 책임을 넘기지는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당거래」는 누가 가장 악한지를 가리는 영화가 아니었습니다. 각자가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고 아래에 있는 사람을 이용할 때 하나의 조직 전체가 어떻게 부패하는지를 보여주는 영상이었습니다.
최철기는 결국 승진했지만 자신이 지키고 싶었던 동료와 자존심을 모두 잃었습니다. 조직 안에서 살아남는 기술은 얻었지만, 그 자리에 도착한 사람은 더 이상 처음의 최철기와 같지 않았습니다.
영화가 끝난 뒤 제게 남은 질문은 하나였습니다. 부당한 조직에서 살아남는 것과 살아남기 위해서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지키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어려운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최철기는 전자를 선택했고, 영화는 그 선택으로 얻은 승진이 얼마나 비어 있는지를 끝까지 보여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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