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에는 영화 「베테랑」의 주요 장면과 결말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베테랑」이 개봉한 뒤 “어이가 없네”라는 말은 전국적인 유행어가 됐습니다. 저도 당시에는 유아인의 표정과 말투가 워낙 강렬해 재미있는 장면으로 기억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다시 영화를 보니 그 말이 전처럼 웃기게만 들리지는 않았습니다. 조태오가 어이없어한 것은 자신이 저지른 폭력도, 임금을 받지 못한 노동자의 처지도 아니었습니다. 자신보다 아래라고 생각한 사람이 돈을 달라고 찾아오고, 부당한 일을 문제 삼는다는 사실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에게는 타인의 억울함보다 자신의 기분이 중요했습니다. 권력을 오래 누린 사람은 자신이 누군가를 함부로 대하는 것은 당연하게 여기면서도, 상대가 항의하는 순간에는 오히..
※ 이 글에는 영화 「조작된 도시」의 주요 내용과 결말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루아침에 살인범으로 몰렸는데 폐쇄회로 TV와 지문을 비롯한 모든 증거가 저를 범인으로 가리킨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무리 아니라고 말해도 경찰과 법원은 이미 완성된 증거를 믿고, 가족과 주변 사람들마저 의심하기 시작한다면 결백을 밝힐 방법이 있을지 막막할 것 같습니다.저는 「조작된 도시」를 보면서 화려한 액션보다 이런 상황이 더 무서웠습니다. 영화 속 사건은 현실에서 그대로 일어나기 어려울 정도로 극단적입니다. 그런데도 누군가가 자신에게 유리한 자료만 모아 한 사람을 범인처럼 보이게 만들 수 있다는 설정은 쉽게 넘기기 어려웠습니다. 눈앞에 제시된 증거가 많을수록 사람들은 오히려 의심을 멈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