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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 ( 수양대군 등장, 사람 보는 눈, 계유정난 결말 )

※ 이 글에는 영화 「관상」의 주요 사건과 결말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저는 병원에서 오래 일해서 그런지 처음 만난 사람을 바로 판단하기보다 말투와 행동을 천천히 관찰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새로운 병원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지시하는지, 실수한 사람에게 어떻게 말하는지, 자기 생각과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는지를 먼저 살펴봤습니다.이런 모습이 다른 사람에게는 소극적으로 보였을지도 모르죠. ‘왜 일을 나서서 하지 않지?’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낯선 조직의 분위기와 사람들의 성향을 파악하기 위해 꼭 필요한 시간이었습니다.그러다 보면 이상하게 마음에 걸리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말투는 친절해도 자신의 뜻대로 사람을 움직이려고 하거나, 기분에 따라 ..

시네마 노트 2026. 2. 16. 15:50
기생충과 더 플랫폼 (계단과 수직 감옥, 음식의 분배, 계급 결말)

영화 「기생충」 공식 포스터 / 출처: [CJ ENM] 영화 「더 플랫폼」 포스터 / 출처: [Netflix] ※ 이 글에는 영화 「기생충」과 「더 플랫폼」의 주요 내용과 결말에 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19년에는 계급의 위와 아래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보여준 영화 두 편이 나왔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갈데르 가스텔루우루티아 감독의 스페인 영화 「더 플랫폼」입니다. 「기생충」이 우리 주변에서도 볼 수 있을 것 같은 반지하와 대저택을 통해 불평등을 보여준다면, 「더 플랫폼」은 음식이 위층부터 아래층으로 내려오는 수직 감옥을 이용해 같은 문제를 훨씬 노골적으로 드러냅니다. 두 작품 모두 재미있게 소비하고 끝낼 수 있는 영화..

시네마 노트 2025. 11. 4. 21:28
살인의 추억 (화성 연쇄살인 사건, 박해일 용의자, 마지막 장면)

「살인의 추억」은 처음 봤을 때와 2019년 이후 다시 봤을 때의 느낌이 달라지는 영화였습니다. 처음에는 결국 범인을 잡지 못한 형사들의 무능과 좌절이 먼저 보였습니다. 그러나 실제 사건의 진범으로 이춘재가 특정되고 범행을 자백했다는 사실을 알고 다시 보니, 영화 곳곳에 있던 평범한 얼굴들이 전보다 더 무섭게 느껴졌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마지막 장면입니다. 형사를 그만둔 박두만이 과거 시신이 발견됐던 현장으로 돌아가 배수로를 들여다봅니다. 그리고 그곳을 다녀간 남자가 평범하게 생겼다는 아이의 말을 들은 뒤 카메라를 똑바로 바라봅니다. 처음에는 범인을 끝내 잡지 못한 형사의 허탈한 눈빛처럼 보였지만, 진범이 특정된 뒤 다시 보니 그 시선이 화면 밖에 있던 실제 범인을 찾는 것처럼 느껴져..

시네마 노트 2025. 11. 3.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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