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호 감독의 신작 《군체》 예고편을 처음 봤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영화는 역시 《부산행》이었습니다. 몸을 비틀며 달려드는 감염자와 좁은 공간에 갇힌 생존자들을 보는 순간, “정말 부산행의 좀비가 다시 돌아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산행》을 인상 깊게 본 입장에서는 연상호 감독이 다시 좀비영화를 만들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대할 이유가 충분했습니다.그런데 본편의 전체 이야기를 따라가 보니 《군체》는 단순히 배경만 바꾼 《부산행》이 아니었습니다. 《부산행》의 좀비가 감염 본능에 따라 달려드는 존재였다면, 《군체》의 감염자는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실패를 학습하며 계속 진화합니다. 처음에는 네 발로 기어 다니던 감염자들이 두 발로 걷고, 문을 여는 방법을 익히며, 인간을 구분하기 시작합니다.이 변화..
하루아침에 살인범이 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변호사를 부르겠다고요? 무죄를 증명하겠다고요? 그런데 만약 CCTV도, 블랙박스도, 목격자 증언도 전부 당신이 범인이라고 가리키고 있다면? 증거 자체가 조작된 거라면? 아무리 억울함을 호소해도 세상 모든 자료가 "이 사람이 범인입니다"라고 말하고 있다면,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생각만으로도 소름이 돋고, 눈 앞이 하애집니다.〈조작된 도시〉(2017, 박광현 감독)는 정확히 이 상황에서 시작합니다.게임 잘하는 백수가 살인범이 되기까지주인공 권유(지창욱)는 특별할 것 없는 젊은 백수입니다. 취업도 안 하고 게임이나 하면서 하루를 보내는 사람. 유일하게 잘하는 게 온라인 게임이에요. 어느 날 지인의 소개로 소개팅을 나갑니다. 상대 여성과 좋은 시간을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