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호 감독의 신작 《군체》 예고편을 처음 봤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영화는 역시 《부산행》이었습니다. 몸을 비틀며 달려드는 감염자와 좁은 공간에 갇힌 생존자들을 보는 순간, “정말 부산행의 좀비가 다시 돌아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산행》을 인상 깊게 본 입장에서는 연상호 감독이 다시 좀비영화를 만들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대할 이유가 충분했습니다.그런데 본편의 전체 이야기를 따라가 보니 《군체》는 단순히 배경만 바꾼 《부산행》이 아니었습니다. 《부산행》의 좀비가 감염 본능에 따라 달려드는 존재였다면, 《군체》의 감염자는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실패를 학습하며 계속 진화합니다. 처음에는 네 발로 기어 다니던 감염자들이 두 발로 걷고, 문을 여는 방법을 익히며, 인간을 구분하기 시작합니다.이 변화..
※ 이 글에는 영화 「조작된 도시」의 주요 내용과 결말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루아침에 살인범으로 몰렸는데 폐쇄회로 TV와 지문을 비롯한 모든 증거가 저를 범인으로 가리킨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무리 아니라고 말해도 경찰과 법원은 이미 완성된 증거를 믿고, 가족과 주변 사람들마저 의심하기 시작한다면 결백을 밝힐 방법이 있을지 막막할 것 같습니다.저는 「조작된 도시」를 보면서 화려한 액션보다 이런 상황이 더 무서웠습니다. 영화 속 사건은 현실에서 그대로 일어나기 어려울 정도로 극단적입니다. 그런데도 누군가가 자신에게 유리한 자료만 모아 한 사람을 범인처럼 보이게 만들 수 있다는 설정은 쉽게 넘기기 어려웠습니다. 눈앞에 제시된 증거가 많을수록 사람들은 오히려 의심을 멈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