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에는 영화 「부산행」의 주요 사건과 결말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곡성」이 2016년 5월에 개봉했고 「부산행」은 같은 해 7월에 개봉했습니다. 당시 한국영화에서 흔하지 않았던 오컬트와 좀비 장르가 연이어 흥행했다는 점도 흥미롭지만, 두 영화를 이어서 생각해 보니 괴물보다 가족이 먼저 보였습니다.「곡성」의 종구가 딸을 살리기 위해 누구를 믿어야 할지 흔들리는 아버지였다면, 「부산행」의 석우는 딸이 바로 옆에 있는데도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한 아버지입니다.좀비가 사람을 덮치는 장면보다 내 마음에 더 오래 걸린 것은 수안의 표정이었습니다. 아이는 아빠에게 대단한 것을 바라지 않았습니다. 부산에 있는 엄마를 만나고 싶었고, 위험에 빠진 사람을 모른 척하지 않는 아빠이기를 바랐습니다.아..
※ 이 글에는 영화 「얼굴」의 주요 장면과 결말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요즘 나는 연기를 잘하면서 개그 코드까지 잘 맞는 배우에게 자꾸 눈이 갑니다. 노래를 잘하거나 춤을 잘 추는 배우도 물론 대단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웃기려고 애쓰지 않아도 툭툭 던지는 듯한 말투와 행동만으로 웃음을 만드는 배우가 좋습니다. 일부러 표정을 과장하지 않는데도 능청스러움이 자연스럽게 묻어 나오는 배우를 보면, 웃음이 연기 기술을 넘어 몸에 밴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박정민 배우가 내게 그런 배우 중 한 명이었습니다. 툭툭 던지는 말과 살짝 귀찮아하는 표정만으로 상황을 웃기게 만드는 재주가 궁금해 그의 작품을 찾아보다가 넷플릭스에서 「얼굴」을 발견했습니다. 가볍고 재미있는 영화를 기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박정민 ..
※ 이 글에는 영화 「반도」의 주요 내용과 결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반도」를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액션의 규모는 커졌지만 그만큼 현실감은 멀어졌다는 것이었습니다. 자동차가 폐허가 된 도심을 질주하고 수많은 좀비가 한꺼번에 몰려드는 장면은 화려했습니다. 그러나 자동차 한 대가 좀비 떼를 너무 쉽게 밀어내고 좁은 길을 곡예하듯 통과하는 모습은 지나치게 과장되고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그럼에도 끝까지 기억에 남은 것은 민정 가족의 마지막 탈출이었습니다. 영화 전체가 속도와 액션을 앞세우는 동안 마지막에는 가족을 먼저 살리려는 민정의 선택과 그런 민정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의 행동이 이어집니다. 액션에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가족이 함께 탈출하려는 순간만큼은 감정적으로 바라보게 됐습니다.배우 중에서는 구..